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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화의 최고 기술은 사과하기
    아하 스토리 2024. 5. 13. 16:22

     

    어떤 대화든 실패할 수 있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고, 내가 상처받을 수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심 어린 ‘사과’다. 좋은 대화만큼이나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사과를 하는 기술을 익혀보자.

     

    효과적인 사과를 하려면 ‘네 개의 R’, 즉 ‘인정recognition’, ‘책임responsibility’, ‘참회remorse’, ‘보상redress’을 충족할 필요가 있다.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은 체크리스트를 완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기계적으로 훑고 지나갈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네 개의 R는 자신이 하는 사과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유용한 이정표로 기능 할 수 있다.

     

    📍 인정 Recognition : ‘만약에사과’ 금지

    코미디언이자 TV 토크쇼 진행자인 엘런 디제너러스는 “친절하게”가 신조였다. 그러나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의 연이은 폭로 기사에 따르면, 전현직 직원들은 그의 상징적인 토크쇼를 유해한 근무 환경이라고 묘사하며 인종차별부터 성희롱까지 온갖 혐의를 제기했다. 토크쇼의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었을 때 디제너러스는 이 혐의에 대해 모호하게 이야기했다.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들이 이곳에서 일어났다고 들었습니다.” 그는 그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쇼에 “꼭 필요한 변화 들이 있었”으며 “새로운 장을 시작하겠”다고만 간결하게 언급했다. 잠시 후에는 이렇게 덧붙였다. “만약 제가 누군가를 실망시켰다면, 상처를 줬다면, 미안합니다.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저 자신을 실망시키고 상처 준 것이나 다름없어요.” 한 매체는 “(그의) 이상한 사과는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다”라며 혹평했고 또 다른 매체는 약간 과장해서 그것이 “역사상 최악의 사과”일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인정이란 피해가 실제로 있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미안하다”, “네가 그런 식으로 받아들였다면 미안하다”, “네가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다”와 같은 ‘만약에사과’는 하지 마라.

     

    📍 책임 Responsibility : ‘하지만사과’ 금지

    코미디언 로잰 바는 어느 날 밤 트윗 하나를 올렸다. 그런데 다음 순간 모든 뉴스의 헤드라인이 그 트윗으로 도배되었다. 그는 “만약에 무슬림형제단과 〈혹성탈출〉이 아이를 낳는다면 흑인 백악관 선임 고문인 밸러리 재럿일 것”이라고 썼다. 반응은 즉각적 이고 뜨거웠다. 동료 출연자 세라 길버트는 로잰의 발언이 “끔찍하다”라고 트윗했다. 그리고 ABC 방송국은 그의 히트 시트콤 〈로잰〉을 취소해버렸다. 논쟁이 계속되는 동안 로잰은 사과문이 포함된 트윗을 연달아 올렸다. 어느 시점에는 자신이 “실수했음”을 인정하면서 문제의 트윗은 “지독하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자백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문장에서는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때는 새벽 두 시 였고 저는 수면제에 취해 있었어요.” 이 이상한 설명 때문에 해당 수면제 제조사는 “우리 제품의 부작용 가운데 인종 차별은 알려진 바 없다”라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책임이란 당신이 피해를 끼쳤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미안하다. 하지만 그날 힘들어서 그랬다”, “미안하다. 하지만 그것은 내 의도가 아니었다”, “미안하다. 하지만 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와 같은 ‘하지만사과’는 하지 마라. 하지만사과가 잘못되었음을 알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기 책임을 오롯이 인정하는 사과와 비교하는 것이다.

     

    📍 참회 Remorse : ‘가짜사과’ 금지

    ‘가짜사과’는 여러 형태를 띨 수 있지만 가장 흔한 두 가지는 참회를 너무 적게 또는 너무 많이 표현하는 것이다. 충분히 참회하지 않은 사람은 사과할 때, 정말로 미안한지 의구심이 들게 하는 정당화를 슬쩍 끼워 넣는다. 지나친 참회는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결국에는 사과하는 사람을 사과받는 사람이 달래도록 만든다. 또는 추가적인 행동이나 발언으로 사과 전체를 망쳐버리는 가짜사과도 있다.

    참회를 상징하는 특정한 형태의 말은 없다. 중요한 것은 진심이다. 〈심슨 가족〉의 아푸를 30년 동안 연기한 백인 배우 행크 어제어리어는 아푸 캐릭터가 인종적·민족적 고정관념의 산물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하차했다. 그리고 그는 인도계 미국인 팟캐스터 모니카 패드 먼과의 대화에서 이렇게 사과했다.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저는 그 캐릭터를 창조한 것, 거기에 참여한 것에 대해 사과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모든 인도인을 붙잡고 개인적으로 사과해야만 할 것 같군요.”

    참회란 사과의 핵심으로,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혔고 그것을 바로잡고 싶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피해를 끼친 행위를 진심으로 후회한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뜨뜻미지근한 사과로 참회를 너무 적게 하거나 지나친 자책으로 참회를 너무 많이 하는 ‘가짜사과’는 하지 마라. 

     

    📍 보상 Redress : ‘말로만사과’ 금지

    효과적인 사과의 마지막 요소는 보상, 즉 피해를 복구하는 실질적 절차를 밟는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커비는 “행동으로 저지른 잘못에서 말로 빠져나올 수는 없다”라고 말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과와 보상을 동시에 하는 것이 말로만 사과하는 것보다 용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계 미국인과 성소수자와 장애인에 대한 모욕적인 트윗을 올려 사과한 미국 TV 프로듀서 메건 앰램은 사과란 “행동과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 한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라고 쓴 후에 자신의 SNS와 직업을 “다양한 작가를 키우고, 직장 내 차별과 싸우고, 스스로 배우고, 기부하고 인종, 성소수자, 장애인 문제와 관련해 놀라운 일을 하는 이들을 알리고 지지하며” 자신이 재정적으로 후원하는 재단 및 자선단체를 키우는 데 사용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반복적으로 SNS를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 작가들과 자선단체들, 업계의 관련 단체들을 조명했고, 아시아인 혐오범죄를 비난했으며, 100만 명 이 넘는 팔로워에게 장애인 인권과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일하는 개인 및 단체를 지지하라고 독려했다.

    보상이란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 ‘나는 사과한다’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잘못을 고치는 방법은 피해를 바로잡는 것이다. 당신이 일으킨 문제를 해결하지도 않은 채 미안하다고 말하거나 당신의 행동을 바꾸지 않는 ‘말로만사과’는 하지 마라.

     

     


    ✅ 출처: 어른의 대화 공부 - 서로의 차이를 넘어 품위 있게 공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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