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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바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2가지 방법 by. 이진선아하 에세이 2023. 1. 25. 15:27
지금까지 5개의 칼럼을 통해 커리어 브랜딩의 중요성, 나만의 테마를 만드는 법, 브랜딩 글쓰기의 요소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브랜딩의 중요성과 내용을 이해했다고 해서 저절로 글쓰기가 수월해지는 것은 아니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글쓰기를 시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마지막 칼럼을 쓴다.
글을 쓰는 것은 또 하나의 역량이다. 훈련하지 않으면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 무엇을 쓸지 주제와 소재를 생각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분량으로 쓸지, 어떤 구성으로 전개할지, 독자에게 어떤 가치를 전할지, 이 글을 통해 무엇을 얻을지, 어떤 문장으로 시작해서 어떤 문장으로 마무리할 것인지 복잡하고 세세한 사고 작용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손가락으로 구현하는 것이 글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쉽게 시작하지 못하고, 시작했다고 해도 오래 지속하지 못한다.
그렇다면 이토록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지금 바로 글을 쓸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물론 있다. 바로 ‘보고 쓰기’다. 초보자에게 중요한 건 다름 아닌 글을 쓰는 행위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짧아도 자주 쓰는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그럼 관점에서 아래 소개하는 방법을 통해 쓰는 사람으로 체질을 바꾸자.
문장 수집하기
‘보고 쓰기’란 말 그대로 눈으로 본 것을 똑같이 따라 쓰는 것이다. 글이든 영상이든 아니면 누군가에게 들은 말이든 뭐든 좋다. 무리해서 생각을 적으려고 하지 말고 오늘 보고 들은 것 중에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그대로 적는다. 한 문장일 수도 있고 한 문단일 수도 있다. 단 마지막에 출처와 링크를 넣자.
혹시 테마를 정했다면 그 테마와 관련 있는 문장을 수집하자. 아직 테마를 정하지 못했다면 내 커리어와 관련된 콘텐츠를 보고 문장을 수집하자. 일명 ‘오늘의 문장 시리즈’를 연재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긴 내용의 글쓰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네이버 블로그나 브런치 같은 플랫폼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가벼운 SNS에서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한 줄짜리 글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겠지만 매일 꾸준히 기록하면 팔로워들의 머릿속에 나에 대한 어떤 이미지가 형성된다. ‘이 사람은 매일 콘텐츠를 보는 사람이구나’, ‘이런 결의 콘텐츠를 보는 사람이구나’, ‘콘텐츠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 사람이구나’와 같이 자기 성장을 위해 늘 뭔가 하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때때로 내가 공유한 문장이 누군가에게 우연히 깊은 영감을 주거나 아이디어의 도화선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내 글에 공감과 감사의 댓글이 달리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책에서 문장을 수집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하루에 1페이지만 읽어도 좋다. 밑줄 그은 문장과 표지를 찍어서 글과 함께 포스팅하자. 책에 대한 콘텐츠는 유행을 타지 않고 365일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소재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한 줄 쓰기’가 만만해진다면 조금 더 나아가 ‘두 줄 쓰기’를 해보자. 그 문장을 수집한 이유를 쓰는 것이다. 물론 더 많은 양을 쓰는 건 자유다. 다만 만만하다는 느낌을 유지해야 오래 지속할 수 있으니 너무 잘하려고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오늘의 문장 시리즈’를 연재하기 시작하면 매일 하나의 문장을 발견하기 위해 무심코 지나쳤을지도 모를 일상을 유심히 관찰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큐레이션 하기
난이도를 조금 높여 보자. 약간의 기획력을 발휘해 특정 주제로 콘텐츠를 선별해 ‘큐레이션’ 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큐레이션이란 문장 수집처럼 기한 없이 계속 연재하는 것이 아니라 횟수를 정해 두고 연재하는 방식을 말한다. 할 수 있는 만큼 3회, 5회, 10회 연재에 도전해보자. 이때 책, 인터뷰, 테드, 영화 등의 콘텐츠를 찾아보고 미리 리스트를 만든 다음 시작하면 안정적으로 연재할 수 있다. 참고용으로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한 몇 가지 아이템을 적어보았다. 자신의 직무를 대입해보자.
‧ 10년 차 디자이너가 추천하는 비전공자를 위한 디자인 입문서 5권
‧ 인간을 위한 디자인을 말하는 테드 영상 5개
‧ 디자이너 출신 사업가 5명의 인터뷰
‧ 디자인을 소재로 한 영화/다큐 5편
한편 주제가 아닌 사람을 중심으로 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다. 업계에서 롤모델로 알려진 사람이라면 책을 쓰거나 방송에 출연하거나 인터뷰한 칼럼이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포맷의 콘텐츠를 섞어서 리스트를 만들어보자. 자연스럽게 내 분야에 대한 학습을 하면서 동시에 같은 업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쓸 수 있다.
SNS로 가볍게 큐레이션하고 싶다면 ‘3줄 요약 시리즈’를 해보면 어떨까? 어떤 콘텐츠든 무조건 3줄로 요약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내용을 완벽하게 요약한다기보다는 콘텐츠를 보고 내 관점에서 기억에 남는 포인트를 적는 것이다.
큐레이션은 이왕이면 블로그에 분량 있는 글로 연재하기를 권하고 싶다. 처음부터 내 생각을 쓰는 건 어렵기 때문에, 내용을 요약하거나 핵심을 말하는 중요한 문장을 여러 개 수집해 정리하는 형식으로 글을 쓰자. 책은 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한 권을 N번으로 나눠서 연재할 수도 있다.
글의 하단에 연재 글에 대한 안내를 쓰자. ‘시리즈명, 개별 글 제목, 링크’를 넣으면 독자들이 하나의 글만 보고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개의 글을 읽도록 유도할 수 있다.
예) ‘10년 차 디자이너가 추천하는 비전공자를 위한 디자인 입문서’를 주제로 5편의 글을 연재합니다.
1. 비전공자를 위한 시각 디자인의 기초 <마법의 디자인> --- (현재글)
2. 단순하지 않은 단순함의 진짜 의미 <단순함의 법칙>
3. 깔끔한 문서 작성을 위한 팁 <좋은 문서디자인 기본 원리 29>
4. 디자이너와 소통하는 법 <심플하지만 화려하게 해주세요>
5.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법 <센스의 재발견>하나의 주제로 5개, 10개, 30개의 글을 축적하면 그만큼 해당 주제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 더불어 1 콘텐츠 1 요약 훈련을 꾸준히 하다 보면 나중에는 여러 가지 콘텐츠를 융합해 하나의 글을 쓸 수 있는 역량이 생긴다.
이렇듯 글쓰기는 쉽고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하나하나 쌓이다보면 이것은 그 누구도 아닌 나만의 콘텐츠가 된다. 글을 쓰는 사람이 된다는 건 나를 제대로 드러낼 수 있는, ‘최고의 퍼스널 브랜딩’ 방법이다. 문장 수집과 큐레이션만으로도 당신은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글. 이진선
2007년, 디지털 에이전시에서 일을 시작해 웹과 앱, 프로모션 페이지 등을 디자인했다. 일하며 마주한 의문들을 열심히 수집하며 답을 찾았으나 번아웃으로 퇴사한 뒤, 프리랜서로 연 수익 1억 원을 거두며 10년 차 디자이너가 되었다. 2019년, 일터에서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 관해 기록하기로 다짐하고 카카오 브런치에 연재를 시작했다. 그렇게 연재한 글로 ‘제8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을 수상했다.
커뮤니티형 온라인 교육 스타트업 '한달어스'를 공동 창업해 2년 동안 운영했다. 지금은 브랜딩 디렉터, 작가, 디자이너, 자기발견 디렉터라는 직업을 병행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가치를 디자인하는 사람, 실패보다 가능성을 보는 사람, 일에 진심인 사람들의 성장과 자립을 돕는 사람을 꿈꾼다. 지은 책으로는 <사수가 없어도 괜찮습니다>가 있다.
연재를 진행합니다
'직장인을 위한 퍼스널 브랜딩 글쓰기'를 주제로 이진선 작가의 에세이가 매월 1회 연재됩니다.(총 6회, 종료)
* 클릭하면 해당 글로 이동합니다.
1화 내 분야에서 존재감을 가진다는 것
2화 인맥 없는 내향적인 직업인의 강렬한 무기
3화 온라인에서 나를 드러내는 '퍼스널 브랜딩' 노하우
4화 나만의 테마를 설정하는 일
5화 브랜딩 글쓰기의 재료 3가지 : 경험, 지식, 사유
6화 지금 바로 글쓰기를 시작하는 2가지 방법(현재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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