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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딱히 한 일도 없는 것 같은데 하루가 다 갔네
    아하 스토리 2021. 4. 20. 19:04

    요즘 뭐 좀 하려고만 하면 늘 시간이 부족했다.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어날 틈도 없이 바빴는데 어느새 퇴근시간이 되었고 정작 중요한 일은 지지부진했다. 아, 중요한 일부터 했어야 했는데! 중간에 급한 일들이 계속 끼어들어서 쳐내다 보니 퇴근시간이 되었다. 이런 날들이 반복되니 몸은 지치는데 늘 일을 남겨둔 채 찝찝한 퇴근을 했다.

     

    왠지 시간이 줄줄 새는 느낌이 들었다. 보다 정확하게는 내가 시간을 제대로 못쓰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우선 내가 어떻게 시간을 쓰는지 점검해보기로 했다. 

     

     

    1. 토글 앱으로 나의 하루를 기록해보니 시간이 줄줄 새고 있었다

     

    내가 하루를 어떻게 쓰는지 기록해보았다. 

    노트에 시간별로 적어도 되지만 나는 '토글'이라는 앱을 사용했다. 

     

    슈가슈가의 일하는 어느 날 타임라인

     

    얼핏 보면 하루 종일 일을 한 것 같지만, 회의가 많고 '기획', '작성'이라는 문구로 퉁친(?) 뭉텅이 시간들이 많았다. 

    결정적으로 저 시간에 나온 결과물을 보면 굳이 그만큼 시간을 들일 일인가? 의심이 들었다. 광고 데이터 점검을 한 시간이나 할 일인가. 뉴스레터 소재 기획을 두 시간 했다고 되어있는데 막상 제대로 된 소재가 모이지 않았다. 

     

     

     

    2.일하는 시간을 모아본다

     

    예상대로 중요한 일을 하는데 보내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전에는 오전에 '광고 관련 일을 했다'라고 짐작했다면,  중요한 일인 '광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간' 자체는 얼마 되지 않는 것이다. 

     

    광고 데이터 분석을 시작할 때 토글의 시작 버튼을 누르고 데이터 분석이 완료된 후에 토글의 종료 버튼을 눌렀다. 20분이 걸렸다. 마치 버튼을 누르는 행위가 머릿속의 온 오프 버튼을 누른 것처럼 의식하고 집중을 한 것 같았다. 이전에 나는 해야 할 일을 눈앞에 두고도 금방 딴생각에 빠지거나 다른 일이 하고 싶어졌다. 자료 검색을 위해 네이버 메인 창을 열면 금세 자극적인 뉴스들을 클릭했다. 집중이 잘 안됐다. 

     

    ‘집중이 안 된다’고 말하면, 뇌는 그 말대로 작동한다. 사실, ‘나는 집중력이 부족해’라고 말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자기보존 본능이 발동된 것이다. 뇌의 자기보존 본능은 자신을 위협하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부정함으로써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한다. 즉, 내키지 않는 일을 해야 할 때 ‘나는 원래 집중을 못 해’, ‘요즘 부쩍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라고 말하면서 그 일을 대충 하거나 미루는 자신을 합리화하는 것이다.

    <꾸준함을 이기는 아주 짧은 집중의 힘> 중에서.

     

    뇌의 메커니즘이 이렇다니 놀랍다. 업무라서 하기 싫다고 생각했고 자연스레 산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나는 내 뇌를 한 번 속여보기로 한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이 '하기 싫은 일'이 아니라 이 일을 끝내고 난 뒤의 성취감을 생각했다. 

     

     

     

     

    3.집중 시간을 조금씩 늘려본다

     

    집중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타임 타이머를 활용해 25분 동안 집중하는 뽀모도로 테크닉이라는걸 알게 된다.(매우 유명한 이론인데 이제 알았음)

     

    이론은 매우 간단하다.

     

    25분 동안 무언가에 집중한다. (절대 집중)
    이렇게 한 번 하면 1 Pomodoro이다.
    이후 5분 쉰다.
    4 Pomodoro를 채울 때 마다 30분 쉰다.

    출처: https://blog.sonim1.com/210 [Kendrick's Blog]

     

     

     

    나는 알람 설정이 되는 시계가 없어서 내 노트북에 내장되어 있는 '알람 및 시계' 기능을 켠다.(컴퓨터 검색창에 입력하면 나올 거예요) 이 알람으로 15분을 맞추고 시작 버튼을 누르는 거다.

     

    노트북 기본 내장 알람기능

     

     

    처음이니 15분 일하고 5분을 쉬어봤다.

    오, 가능하군. 곧이어 25분 일하고 10분을 쉬었다. 

     

    여기서 '일한다'는 뜻은 이 시간 안에 끝내야 하는 목표를 정하고 완료하겠다는 생각으로 그것에만 몰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목표를 '뉴스레터 메인 콘텐츠 작성하기'로 해두고 SNS, 전화,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으며 오로지 글 쓰는 데만 집중한다. 그리고 25분이 지나면 잠깐 쉰다. (슈가슈가는 폰을 아예 가방에 넣어서 눈에 보이지 않게 했다. 당연히 PC 카톡도 로그아웃한다.) 이렇게 초집중과 쉬는 시간을 반복한다.

     

    👀 타이머 시작 버튼 누르기의 중요성 👀 

    별거 아닌 것 같지만 타이머의 '시작'버튼은 내 뇌의 집중력 스위치를 켜주는 것 같다(과학적 근거 없음. 100%슈가슈가 개인적 느낌)

     

    1) 버튼이 눌리면 집중이 시작된다.

    업무에 25분 집중하기 위해 타이머 시작 버튼을 누르는데 신기하게 그때부터 초집중을 하게 된다. 일단 타이머의 시작 버튼을 누르면 뇌가 일 모드로 바뀐다. 특히 시간상 마감이 있는 일을 해내기에 큰 도움이 된다. 이 방법으로 뉴스레터 1차 마감을 무려 하루나 앞당겼다. 

     

    2) 일단 시작하게 된다.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초인간적인 집중력이 생기긴 어려워도 일단 시작은 하게 된다. 뉴스레터에 들어갈 칼럼을 작성해야 한다면, 주제와 목표를 정해두고 타이머 버튼을 그냥 콱 눌러버리는 거다. 타이머가 시작되었으면 집중해서 얼른 끝내야겠다는 생각뿐이니 딴짓을 하기가 심리적으로 어려워지는 것 같다.

     

     

     

    4. 집중력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한다

     

    나는 일하기 타이머를 눌렀을 때 아래 행위들을 절대 하지 않았다. 

    • 카톡을 선두로 한 메신저들 로그아웃
    • 이메일 확인
    • 생각 없이 위로 올리는 인스타그램 피드 확인/ 그 와중에 디엠에 답변해 주기
    • 네이버 메인 쳐다보기
    • 폰 켜고 의미 없이 앱 둘러보기
    • 전화 업무
    • 갑자기 생기는 회의

     

    5. 아니 그럼 이것들은 언제하나? 

     

    그래서 이것들만 하는 시간을 따로 모아봤다.

     

    1) SNS 하는 시간을 따로 모은다

    의외로 업무시간에 많은 시간이 SNS에 할애되었다. 짧게 자주 뺏기는 이 시간을 모으면 하루에 몇 시간이 된다. 그럼 이 시간을 몰아서 해보면 어떨까. 집중력을 끊는 SNS 하는 시간을 한쪽으로 몰아버리니 일하는 시간엔 일에 집중하게 되고 SNS 하는 시간엔 SNS에 더 집중해서 재미있었다. 확실히 일하고 더 재미있게 놀게 된다.

     

    2) 이메일 확인하는 시간을 따로 모은다

    이메일 업무에 쏟는 시간은 그 종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제목만 보고 삭제해야 할 이메일, 한 번 확인하고 넘어가는 이메일, 내가 답변을 줘야 다음 단계로 일이 넘어가는 이메일, 오랜 시간을 들어 답장을 써야 하는 이메일 등 다양하다. 

     

    나는 우선 25분을 집중해서 일하고 잠시 쉬는 시간이 되면 '내가 답변을 줘야 다음 단계로 일이 넘어가는 이메일'부터 체크하고 빨리 회신을 한다. 나 때문에 그 일이 정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리고 한 번 확인하고 넘어가는 이메일과 오랜 시간 답장을 써야 하는 이메일은 급한 업무 이후로 미룬다. 대개 오후 시간에 몰아서 한다. 

     

    3) 전화 업무

    급한 건을 제외한 전화 업무들은 25분 집중 시간엔 제외하고 시간을 따로 마련한다. 대개 점심 식사 후 이른 오후 시간에 몰아서 한다.  

     

    4) 폰 켜고 의미 없이 앱 둘러보기 

    쉬는 시간에 맘껏 한다. 

     

    5) 갑자기 생기는 회의

    "슈가슈가, 지금 잠깐 시간 되나요?" 사무실에 있다 보면 갑자기 생기는 회의들이 있다. 25분 타이머를 눌렀는데 요청이 온다면 집중시간을 피해 정중하게 다른 시간을 제안한다. 

     

     

     

    6. 시간 관리 후기

    이렇게 2주를 해봤더니 전보다 뉴스레터 마감이 하루나 당겨졌다. 집중한 시간에 목표한 일들이 제대로 처리되었기 때문이다. 늘 촉박한 마감기한에 쫓기듯 야근했던 지난날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마음이 여유롭다. 

     

     

     

     

     

    참고 자료들

    1. 꾸준함을 이기는 아주 짧은 집중의 힘

    2. 포모도로 (뽀모도로) 테크닉 기법 & 구글 타임타이머 (feat. 업무 집중력, 시간 관리, 글쓰기)
    3. 뽀모도로 기법 - Pomodoro Technique
    4. 토글 (Toggle tra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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