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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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시간이 허무한가요? 월말결산을 하면 생기는 일 by. 김신지아하 에세이 2023. 4. 6. 15:10
생각해보면 기록 생활을 시작한 건 나를 살리기 위해서였다. 해야 하는 일들에 쫓기다 보면 하루가 허무할 만큼 빨리 흘렀다.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고 창밖을 바라보면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던 날들. 일할 시간은 있지만 내 삶에 대해 생각할 시간은 없는 채로 피곤에 지쳐 잠들기 일쑤였다. 그런 날들이 쌓이자 점차 방향을 잃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분명 나에게 필요한 일들을 하고 있는데, 열심히 살고 있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데, 자주 허무했다. 시간의 거센 물살에 휩쓸려 나라는 조각배가 떠내려가고 있었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몇몇 기록을 시작한 건 루틴이라든가 갓생이라든가, 이미 열심히 살고 있는데 또 하나의 열심을 더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그저 ‘내 삶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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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꾸준하지 못할까? 고민하는 사람에게 by. 김신지아하 에세이 2023. 3. 9. 16:51
할 일 말고 ‘한 일’을 기록하라는 말의 진짜 뜻 ‘리추얼 플랫폼에서 2년째 기록 리추얼을 운영하고 있다. ‘나만의 기록 서랍 만들기’라는 이름 아래, 각자 자신만의 기록 주제와 장소(서랍)를 정하고 매일 저녁 따로 또 같이 일상을 기록하는 리추얼이다. 나의 작은 역사를 기록으로 남기고 싶지만 혼자서는 꾸준하기 어려워서, 팍팍한 일상에서 새로운 즐거움을 찾고 싶어서, 내 하루가 어떤 디테일로 이루어져 있는지 살펴보고 싶어서.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모인 사람들이 3주 동안 자신의 기록을 인증하며 일상을 나눈다. 같이 하면 혼자 하는 것보다 낫긴 하지만, 매번 인증률 100%를 달성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여러분, 꾸준히 하는 게 어려운 건 원래 국룰이에요!” 하고 위로해보지만 그다지 위로가 되진 않는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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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잘 살아보고 싶어서 by 김신지아하 에세이 2021. 2. 24. 12:10
올해 1월은 좀 각별했다. 3주간 진행한 온라인 루틴 모임 덕분이었다. 소셜 살롱 ‘문토’에서 모임에 대한 제안이 왔을 때, 주제를 정한 뒤 모임의 시작일을 1월 4일로 하자고 했었다. “왜요?” 모임을 주관하는 매니저님이 물었다. “1월 4일은 작심삼일의 이튿날이거든요. 새해 다짐을 다들 못 지켰을 텐데 그날부터 이 모임으로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의미에서!” “헐, 저 방금 소름 끼쳤어요!” 모임을 어떻게든 성사시켜야 한다는 매니저님의 사명감이 담긴 리액션과 함께 첫 날 모임이 시작되었다. 모임의 주제는 ‘순간 수집 일기’였다. 하루를 보내며 오늘의 좋았던 순간을 딱 하나만 발견해 그룹 채팅방 게시판에 사진으로 올리고, 그에 대해 짧은 일기를 쓰는 모임이었다. 각자의 하루에서 주워올 순간을 ‘행복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