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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직함과 무례함의 한 끗 차이
    아하 스토리 2021. 2. 10. 08:49

    솔직하게 표현하려다 ‘무례한 사람’, ‘불필요한 갈등을 만드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다 보면 나중엔 해야 할 말도 주저하게 된다. ‘괜히 말했어’, ‘이럴 줄 알았어’, ‘그럼 그렇지, 기대한 내가 바보야’라는 목소리에 눌려, 진심은 뒤로 감추고 참는 것이 미덕이라 위안하며 지낸다. ‘할 말 다 하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라면서. 가짜 감정과 가짜 말들로 타인을 대하는 것이 익숙해질 무렵에는 감정과 욕구를 들여다보고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이기적이고 무례한 일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무례하거나 이기적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고 욕구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먼저, 무례함과 솔직함의 차이부터 이해해야 한다. 이 둘은 서로 다른 듯 보여도 종이 한 장 차이다. 양쪽 다 ‘내 감정과 욕구를 타인에게 수용받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된 표현이고, 동기가 비슷하기에 우리는 종종 솔직함과 무례함을 혼동한다. 그래서 이런 고민에 빠진다. 무례한 사람으로 비치더라도 원하는 바를 솔직하게 다 표현하며 살아갈까, 아니면 세상의 억압에 타협해 진짜 마음을 숨기고 살아가야 할까.


    동기는 비슷해도 방식의 한 끗 차이를 이해하고 인지하면 무례해 보이지 않으면서도 솔직하게 표현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 ‘한 끗’은 바로 ‘내가 내 감정과 욕구에 충실하고 싶은 것처럼 타인도 마찬가지’임을 인정하는 마음이다.

    무례한 언어에는 ‘나’만 있다. ‘내 감정, 내 욕구, 내 생각이 이러니 너도 거기 맞춰줘야 한다’라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다. 그렇기에 표현에 배려나 조율, 협상의 여지가 없다. 유연하게 다른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 뜻을 관철하려는 욕구만이 드러난다. 그래서인지 무례한 사람을 만나면 그들이 가진 고집과 아집 탓에 함께하는 공간조차 날 선 에너지로 가득 찬다.

    솔직한 사람들도 분명 자기 감정, 자기 욕구를 전한다. 하지만 그들의 표현엔 자기 말을 듣는 타인의 감정과 욕구에 대한 고려가 있다. 이런 사람의 이야기는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수용할 만하고 상황이 불가능할지라도 고려해보고 싶게 만든다. 듣는 이의 상황과 감정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표현하기 때문이다. 솔직한 사람은 알고 있다. 자신이 감정과 욕구를 솔직하게 전달하는 만큼, 상대방 역시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존중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상대방이 이 말을 들었을 때 무슨 기분을 느낄까?’라는 질문을 품고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는 상당히 크다.

     



    우리 사이에 이 정도도 못 해줘?


    자신의 표현이 무례함으로 비치지 않을까 걱정된다면 스스로 당위적인 사고에 빠져 있지 않은지 점검해봐야 한다. 즉, 상대방의 역할을 당연시하는 것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무례한 사람들은 상대에 대한 기대가 분명하고 그것을 당연시한다. ‘부모라면 당연히 이건 해줘야 해’, ‘친구 사이에 이정도쯤은 봐줘야지’ 하는 식으로 말이다. 상사와 부하의 관계, 부모와 자녀의 관계, 친한 친구와의 관계에서 상대를 ‘역할 대상’으로 바라본다. 역할로 관계를 정의하고 사람을 대하면 우리는 금세 무례한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


    “수진아, 너 올 때 편의점 들러서 사이다 하나만 사다 줘.”
    “내가 네 심부름꾼이야? 매번 뭘 그렇게 시켜.”
    “야, 말이 좀 심하네. 우리 사이에 그 정도도 못 해줘? 알겠다, 두 번 다시 너한테 부탁 같은 거 안 할게.”


    ‘친구라면, 가족이라면 당연히 이 정도는 해줘야 한다’라는 역할 기대는 상대방에게 죄책감과 부담감을 안겨준다. 이것은 ‘요청’이 아니라 상대방을 자기 욕구에 맞춰서 통제하려는 ‘강요’다. ‘내 뜻이 반드시 관철되어야 한다’라는 사고가 전제되어 있기에 상대가 거절하면 갈등으로 이어진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상대방에게 죄책감이나 수치심을 주는 솔직함’은 무례한 표현이다. 말을 하는 동기에 ‘나’만 있고 상대에 대한 고려가 없으면 무례한 사람이 되기 쉽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에게 존중받길 원한다. ‘나와 같은 감정’을 지닌 사람에게 원하는 바를 오해 없이 전하려면, 상대방도 존중받는 느낌이 들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을 존중하며 솔직하게 말하는 법

    ❶ 반응은 상대의 몫임을 인정하기


    솔직하게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감정과 욕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 나답게 살기 위함이다. 그런데 여기에 ‘상대방도 내 표현에 긍정적으로 반응해줘야 해’, ‘힘들게 얘기했으니 무조건 해결돼야 해’라는 생각이 더해지면 그건 솔직함을 가장한 강요가 된다.

    솔직한 표현이 선택이듯, 상대방의 솔직한 표현을 거절할지, 수용할지는 상대의 자유다. 경직된 사고, 힘들게 표현한것에 대한 보상심리를 내려놓고, 얼마든지 거절당할 수 있고 상대방의 컨디션이나 감정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발췌

    <말이 상처가 되지 않도록> 노은혜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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