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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보는 관점 기르기
    아하 스토리 2023. 2. 13. 14:35


    나는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사람들을 관찰한다.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어떤 디바이스를 사용하는지 관찰한다. 그리고 기록하고 질문하고 해석한다.

    나만의 해석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아직도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이를 체계화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 뭔가 시스템으로 체계화하면, 보다 쉽게 나만의 해석을 얻는 것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내가 구축한 ‘해석 기르기’ 프로세스는 크게 4단계로 설명할 수 있다. 바로 관찰, 기록, 질문, 해석이다.

    🔰 관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관찰과 기록이다. 마케터로 일을 시작하며 존경하는 마케터 선배에게 가장 먼저 배웠던 부분이 바로 ‘관찰’이었다. 흐름과 변화를 읽어내기 위해서는 면밀한 관찰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 선배의 말이었다. 이 관찰은 크게 사람에 대한 관찰과 이슈에 대한 관찰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사람에 대한 관찰은 나의 취미 중 하나인 ‘사람 구경’이다. 어딜 가도 사람 관찰하기를 좋아하고, 여행을 가서도 현지 사람 구경에 몇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렇게 관찰을 할 때마다 얻는 생각이 꼭 있다.

    예를 들면, 지하철은 관찰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에어팟이 대중화되는 것도,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점점 10대에게 선택받고 있는 것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의 인기도, 패션 브 랜드 ‘슈프림’의 인기도 모두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관찰하며 가장 먼저 알아챘다. 지하철은 선입견 없는 무작위 표본으로 구성된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것을 캐치할 수 있는 기회이다.

    그래서 지하철을 타면 스마트폰은 잠시 내려둔 채 사람들을 구경한다. 어떤 옷을 입었고, 어떤 신발을 신었고, 어떤 디지털 디바이스를 이용하고,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는지(물론, 이건 지옥 철이 되어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을 볼 수밖에 없을 때다. 다른 사람의 스마트폰 화면을 함부로 쳐다보는 건 실례다) 살펴본다. 다음은 지하철을 탔던 어느 날의 관찰 일지다.

    1
    어르신 중에 에어팟 이용하는 분이 많네. 에어팟 사용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이야기. 애플의 제품 편의성은 정말 대단. 이제 전 연령 모두가 무선 이어폰을 쓸 듯. 에어팟 프로도 많이 보임. 갈아탄 사람 좀 되는 듯.

    2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는 젊은 세대도 꽤 보이는데, 무선을 안 쓰고 유선을 고집하는 이유가 혹시 있을까. 유선을 쓰는 나름의 이유도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

    3
    손녀 손잡고 양쪽에 앉으신 할머니,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풍선을 들고 계심. 손녀에 대한 애정이 가득 느껴지는 씬.

    4
    책 보고 있는 사람은 이 칸에 아무도 없음.

    5
    2030으로 보이는 사람의 신발의 절반은 나이키, 절반은 컨버스. 컨버스가 아웃도어 브랜드의 난립 속에서도 잘 버티고 있는 것 같네. 그 비결은 뭘까.

    6
    반바지 입은 남자들 많네. 이제 본격적인 여름.

    - 2020년 5월 17일 지하철 안에서


    이를 통해서 무선 이어폰이 이제 표준이 되어간다는 점, 유선 이어폰을 일부러 사용하는 사용자층은 없을까 하는 호기심, 독서 인구가 갈수록 줄어간다는 점, 컨버스가 대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캐치한 뒤, 그다음 프로세스로 넘어간다. 더 알아보고 싶은 건 더 알아보고, 더 생각하고 싶은 건 더 생각해 본다. 이렇게 사람에 대한 관찰을 하며 먹고, 마시고, 쉬고, 이동하는 사람들로부터 지금의 트렌드를 읽어보려 한다.

    🔰 기록

    이러한 관찰은 ‘보고, 들은 것’을 나열하는 기록에서, ‘느낀 것’을 서술하는 기록으로 바뀌며 나만의 관점으로 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었다. 생각노트를 시작하던 당시 대림미술관의 인기가 상당했다. 대림미술관은 그야말로 ‘핫플레이스'였다. 사람들은 대림미술관을 설명할 때, ‘전시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다. 작가가 누구고, 어떤 기획으로 전시가 꾸며졌으며, 인상 깊었던 전시 요소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그런 기록이 곳곳에 많았다.

    하지만 내게는 조금 색다른 것이 보였다. 전시 내용보다도, 미술관 밖에 길게 줄 서 있는 관람객이 더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 관람객의 대부분이 2030세대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그래서 생각했다. 어떻게 대림미술관은 줄 서는 미술관이 되었으며, 젊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미술관이 되었는지 말이다. 다소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미술 관람’을 어떻게 젊은 세대의 방식으로 풀어냈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다녀온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으며, 내가 직접 관람을 하면서 느껴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궁금한 것을, 나의 관점으로 적어봤다. 아래와 같은 식으로 말이다.

    🔰 질문

    1
    알고 보니 대림미술관은 ‘건설사’가 지은 미술관. 문화 예술을 통 해 사회에 기여한다는 ‘메세나 정신’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미술 관이 바로 대림미술관. 문화 예술에 대한 ‘철학’이 있기에, 전시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

    2
    ‘일상이 예술이 되는 미술관’ 대림미술관의 슬로건 좋다. 이런 방향성이 있기에 전시를 보다 쉽게 풀어내면서, 많은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전시를 느낄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3
    젊은 관람객이 많은 이유는 관람 문화를 ‘혁신’한 것이 크게 기여 했다는 생각. 사진 촬영을 허용하고, 한 티겟으로 여러 번 입장이 가능하기도. 젊은 세대의 관람 흐름을 잘 읽고 도입한 것이 유효.

    🔰 해석

    그리고 이렇게 적은 것을, 글로 써서 완결지었다.(완성된 글은 하단의 링크를 통해 볼 수 있다)

    해석은 정답이 아니다. 그저 내 생각이고 추론일 뿐이다. 처음에는 나의 주관적인 관점에 사람들이 공감을 해줄까 걱정되기도 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하면 어쩌나 막연히 불안하기 도 했다. 그래서 ‘자체 검열’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기록하는 공간 본연의 역할은, 온전한 ‘나만의 공간’이다. 기록하는 것 이 우선이지, 공유가 우선은 아니었다. 그렇게 생각하기로 한 후, 내 관점에 의한 기록과 생각을 써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관점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생기면서 생각노트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기록은 나만의 관점으로 해석할 때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최근에 내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이 있다면, 왜 이 유튜브 채널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숫자를 붙여가며 해석해보는 것이다. 나만의 방식으로 해석했고, 내 관점이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콘텐츠를 만들면, 그것이 나만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결국 나의 관점으로 ‘해석이 된 기록’이어야만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생각노트를 처음 운영할 때부터, ‘관점’에 승부를 걸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대림미술관은 어떻게 줄 서서 입장하는 미술관이 되었나?
    https://think-note.com/daelim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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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대 사이에서 대림미술관은 일명 “출첵(출석체크) 미술관”으로 불립니다. 문화를 향유하는 20대라면 꼭 들러야 하는 미술관이라는 뜻이죠. 객관적인 수치도 이를 증명합니다. 2015년, 한 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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