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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를 소중히 대하는 신경끄기의 기술
    아하 스토리 2023. 5. 31. 16:15

     
    유난히 남들의 시선을 신경 쓰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 나만의 독특한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일이 다 그렇듯 정도가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타인의 시선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화려한 조명은 사실 나를 감싸고 있지 않다

    인간은 자기중심적 편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기 눈에나 뚜렷해 보이는 자신의 행동이 남들 눈에도 그러리라 믿는 경향 이 있다. 유명한 사회심리학자 토머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는 이러한 현상에 조명효과spotlight effect라는 이름을 붙였다. 마치 무대 위 조명이 주인공을 비추듯 사람들은 사회적 조명이 자신만을 밝게 비춘다고 느낀다.
     
    연구자들은 기억력 테스트를 한다는 명목으로 대학생 참가자들을 모집했다. 세션마다 대여섯 명에게는 관찰자 역할을 주고 나머지 한 명에게는 실험 대상 역할을 주었다. 물론 참가자들은 자신이 어떤 역할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관찰자들은 실험실에 미리 모여 앉아 있었고, 실험 대상은 연구자가 건넨 티셔츠로 갈아입은 다음에 실험실에 들어갔다.
     
    이 티셔츠 정면에는 배리 매닐로라는 1970년대 가수의 얼굴이 새겨져 있었다. 이 실험이 실시된 것이 1990년대 말 즈음이니 그 당시 대학생에게는 그런 옷을 입는 것이 창피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실험 대상은 그 옷을 입었고 관찰자들이 있는 방으로 안내되었다. 노크를 하고 들어가 잠시 머무르다가 연구자의 말에 따라 다시 밖으로 나왔다.
     
    이후 모두에게 티셔츠에 그려진 사람을 알아보고 기억할지 추측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관찰자들 중에 그 얼굴을 기억한 사람은 20퍼센트 정도에 불과했다. 즉 티셔츠를 입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특이한 모습을 주목하고 기억하리라고 ‘착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이 실험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어떤 독특한 행동을 하거나 튀는 복장을 하면 남들이 나를 주목하고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라 걱정하는데 생각만큼 사람들은 남에게 관심이 없다. 조명은 내 머릿속에서만 나를 밝게 비추고 있을 뿐 남들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실수를 파고들지 말고 시야를 넓혀보자

    실수를 하거나 뭔가 잘못한 경우, 혹은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행동을 한 경우에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특히 신경이 쓰인다. 그 순간 남들의 평가가 걱정되고 본능적으로 자신의 실수와 부족한 점에만 집중하는 것이다. 일종의 초점 착각focusing illusion에서 비롯된 경향성이다.

    초점 착각이란 어떤 특정한 사건이나 경험이 미래에 미칠 영향을 추측할 때 이 특정 요소에 과도하게 초점을 두어 그 영향을 과대 추정하는 경향성이다. 실제로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다른 무수한 요인들의 조합일 텐데 말이다. 마찬가지로 남들 앞에서 뭔가를 잘못하거나 실수 할 때, 우리는 그 부족한 행동만 보고 타인이 평가를 하리라는 과도한 초점 착각에 빠진다. 그래서 더욱더 타인의 시선에 민감해지고 걱정되는 것이다.
     
    초점 착각에서 벗어나는 법을 알고 싶다면 다음의 실험에 주목하자. 연구자들은 실험에 참여한 대학생들에게 퀴즈 게임을 한다고 말하고 무작위로 ‘질문자’, ‘참가자’, ‘관찰자’ 역할을 부여했다. 질문자에게는 상식을 측정할 문제를 열 개만 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이 문제는 너무 쉬워서는 안 되고 어렵지만 답이 있는 문제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실제 출제된 문제는 열 개 중 하나만 맞힐 정도로 어려웠다. 참가자는 문제마다 답을 하고 틀렸을 때는 질문자가 정답을 말해주었다. 관찰자들은 텔레비전 퀴즈 쇼를 보듯이 전 과정을 지켜봤다.
     
    퀴즈 쇼가 끝나고 연구자는 실험에 참여한 대학생들을 각각 독립된 방으로 안내하여 설문에 답하도록 했다. 참가자에게는 질문자와 관찰자가 자신의 지적 능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추측해보라고 했다. 그리고 질문자와 관찰자에게도 참가자의 지적 능력을 평가해보라고 했다.
     
    앞선 티셔츠 실험을 읽은 독자들은 이 실험의 결과를 눈치챘을 것이다. 참가자가 추측한 결과는 질문자와 관찰자가 평가한 점수보다 훨씬 더 낮았다. 참가자는 문제를 많이 틀렸으니 남들이 자신을 굉장히 무식하다고 평가하리라 추측했지만, 실제로 질문자와 관찰자는 참가자의 지적 능력을 가혹하게 평가하지 않았다. 이처럼 남들은 내가 걱정하는 만큼 내 실수나 단점에 냉정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이 실험이 보여주는 보석 같은 시사점이 하나 더 있다. 퀴즈 쇼 참가자 역할을 한 사람들을 무작위로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집단에게는 아무 절차도 없이 질문자와 관찰자 등 다른 사람이 자신의 지적 능력을 어떻게 평가할지 추측해보라고 했다. 두 번째 집단에게는 먼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지적 능력을 평가하는 데 고려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적어보도록 한 후에 다른 사람이 자신의 지적 능력을 어떻게 평가할지 추측하라고 했다. 일종의 ‘디포커싱defocusing’ 과정이다.
     
    이는 우리말로 하면 ‘초점 분산화’ 혹은 ‘초점에서 벗어나기’ 전략이 라고 할 수 있다. 퀴즈를 잘 못 맞힌 상황이라 그 결과에만 초점을 두기 쉬운데, 거기서 벗어나 다양한 상황과 요인을 떠올려보라고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문제의 난이도, 정답과 근접한 대답을 했는지 여부, 말할 때의 태도나 눈빛 등이 포함된다. 그 결과, 첫 번째 집단은 자신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디포커싱 과정을 거친 두 번째 집단은 그에 비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리라는 예상이 덜했다. 즉 퀴즈 쇼 외에 지적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다른 요인을 떠올리면 타인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며 걱정하는 정도가 줄어들었다.
     
    보통의 경우, 디포커싱 전략은 타인의 평가나 시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무시하거나 억압한 채 바로 디포커싱을 하라고 권유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무엇 때문에 그렇게 괴로워하나’, ‘괴로워하는 내 마음속에는 뭐가 있나’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그 감정을 바라보는 과정도 필요하다. 그러다 보면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그것이 합리적인 두려움인지 혹은 과도하고 비합리적인 두려움인지 판별해야 한다. 이때 디포커싱을 해볼 수 있다. 자신의 잘못에만 집착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과하게 예상하고 있지는 않은지 같은 질문을 던지다 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감정만 오롯이 느낄 수 있게 된다.
     
    우리는 타인에게 늘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없다. 열심히 하고 잘하려고 애써도 실수하게 마련이고 때로는 성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때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 신경 쓰이고 걱정된다면 디포커싱 전략을 기억하고 사용해보길 권한다. 당혹감과 창피함에 터널 시야에 빠져 있는 초점을 넓혀본다면 실수와 부족함의 기억 속에서 허우적대느라 낭비하고 있는 감정과 에너지를 건져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소중히 대하는 신경 끄기의 기술

    1. 계속해서 자기암시를 걸자
    - 길로비치의 티셔츠 실험을 떠올리며 나 자신에게 말해보자. ‘사람들은 생각보다 나한테 관심이 없다.’


    2. 겁이 나서 못 했던 행동을 시도해보자
    - 해보고 싶었지만 타인의 시선이 걱정되어 하지 못했던 일을 일단 적어보자. 그 행동을 무조건 시도한 뒤 나와 상황을 관찰해보자. 실제로 사람들이 나를 주목하는가? 기분은 어떤가? 가능하다면 여러 번 반복해서 익숙해지는 과정을 경험해보자.


    3. 디포커싱 전략을 쓰자
    - 실수를 해서 당혹스러울 때는 일단 디포커싱 전략을 써보자. 나의 잘못에만 초점을 맞추면 터널 시야에 갇혀 더욱더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진다. 상황적 요인, 나를 구성하는 다른 요인 등 다양한 평가 요소들을 되도록 많이 떠올려본다. 또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이 나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보고 ‘이 순간 불편한 사람은 나뿐이야’라고 되뇌어보자.


    4. 타인을 믿자
    - 다른 사람의 이해와 공감 능력을 믿어보자. 우리 모두 누구나 비슷한 실수를 하고 곤경에 빠진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가혹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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